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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시모음

by sk2nd 2026. 4.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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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시모음

5월은 봄의 절정을 지나 초여름으로 넘어가는 경계선에 놓인 시간입니다. 이 시기는 자연이 가장 생동감 있게 숨 쉬는 계절이며, 사람의 감정 역시 가장 섬세하게 흔들리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푸르름이 짙어지는 신록의 계절, 꽃과 바람, 햇살과 향기가 어우러진 5월은 오래전부터 수많은 시인들에게 영감의 원천이 되어왔습니다.

5월의 시모음
5월의 시모음

이번 글에서는 5월을 주제로 한 대표적인 시들을 5월의 시모음으로 모아 소개하고, 5월의 시모음 각각의 작품에 대한 감상과 해설, 그리고 시인의 특징을 함께 정리해 보겠습니다.

5월의 시모음

이해인 - 5월의 시

5월이라는 계절을 종교적 성찰과 삶의 기도로 승화시킨 작품입니다. 자연의 변화와 인간 내면의 정화를 동시에 표현하는 점이 특징입니다.

5월의 시 - 이해인

풀잎은 풀잎대로 바람은 바람대로
초록의 서정시를 쓰는 5월
하늘이 잘 보이는 숲으로 가서
어머니의 이름을 부르게 하십시오

피곤하고 산문적인 일상의 짐을 벗고
당신의 샘가에서 눈을 씻게 하십시오

물오른 수목처럼 싱싱한 사랑을
우리네 가슴 속에 퍼 올리게 하십시오

말을 아낀 지혜 속에 접어 둔 기도가
한 송이 장미로 피어나는 5월
호수에 잠긴 달처럼 고요히 앉아
불신했던 날들을 뉘우치게 하십시오

은총을 향해 깨어 있는 지고한 믿음과
어머니의 생애처럼 겸허한 기도가
우리네 가슴 속에 물 흐르게 하십시오

구김살없는 햇빛이
아낌없는 축복을 쏟아내는 5월
어머니! 우리가 빛을 보게 하십시오

욕심 때문에 잃었던 시력을 찾아
빛을 향해 눈뜨는 빛의 자녀 되게 하십시오

이 시는 단순한 자연 묘사를 넘어 ‘정화’와 ‘회복’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특히 ‘어머니’라는 존재를 통해 인간의 근원적인 사랑과 신앙을 연결시키며, 5월을 내면을 돌아보는 시간으로 확장시키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이해인 시인 프로필

  • 출생: 1945년
  • 직업: 수녀, 시인
  • 특징: 종교적 서정성과 자연 친화적 감성
  • 대표작: 사랑할 땐 별이 되고, 민들레의 영토

홍수희 - 5월

삶과 사랑의 순환 구조를 담담하게 풀어낸 시입니다. 이별과 시작, 슬픔과 희망이 공존하는 5월의 감정을 잘 보여줍니다.

5월 - 홍수희

시들 때를 미리 슬퍼한다면
장미는 피지 않았을 거예요

질 때를 미리 슬퍼한다면
나무는 초록을 달지 않았을 거구요

이별을 미리 슬퍼했다면
나는 당신을 만나지 않았겠지요

사랑이란 이렇게,
때로는 멀리서 바라보아야 하는 것

5월의 장미처럼 나는 그리운 이여
5월의 신록처럼 나는 그리운 이여

당신을 향해 다시 피어나겠어요
당신을 향해 다시 시작하겠어요

이 시는 ‘미리 걱정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결국 삶은 과정이며, 사랑은 결과보다 순간에 집중해야 한다는 철학을 담고 있습니다.

홍수희 시인 프로필

  • 활동: 현대 서정시 중심
  • 특징: 간결하면서도 철학적인 문장
  • 주제: 사랑, 이별, 인생

김태인 - 5월

햇살을 의인화하여 5월의 따뜻함과 생동감을 표현한 작품입니다.

5월 - 김태인

저, 귀여운 햇살 보세요
애교떠는 강아지처럼
나뭇잎 햝고있네요

저, 엉뚱한 햇살 보세요
신명난 개구쟁이처럼
강물에서 미끄럼 타고있네요

저, 능청스런 햇살 보세요
토닥이며 잠재우는 엄마처럼
아이에게 자장가 불러주네요

저, 사랑스런 햇살 보세요
속살거리는 내 친구처럼
내 가슴에 불지르네요

햇살을 다양한 캐릭터로 묘사하며 감각적인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것이 특징입니다. 읽는 이로 하여금 시각적 상상을 자연스럽게 유도합니다.

김태인 시인 프로필

  • 특징: 감각적 표현과 의인화 기법
  • 주제: 자연과 일상의 따뜻함

오순화 - 오월 찬가

5월의 자연을 찬양하는 대표적인 서정시입니다.

오월 찬가 - 오순화

연두빛 물감을 타서 찍었더니
한들한들 숲이 춤춘다.

아침 안개 햇살 동무하고
산 허리에 내려앉으며 하는 말
오월처럼만 싱그러워라
오월처럼만 사랑스러워라
오월처럼만 숭고해져라

오월 숲은 푸르른 벨벳 치맛자락
엄마 얼굴인 냥 마구마구 부비고 싶다

오월 숲은 움찬 몸짓으로 부르는 사랑의 찬가
너 없으면 안 된다고
너 아니면 살아도 사는 것이 아니라고
네가 있어 내가 산다.

오월 숲에 물빛 미소가 내린다.
소곤소곤 속삭이듯
날마다 태어나는 신록의 다정한 몸짓
살아있다는 것은 아직도 사랑할
일이 남아 있다는 것
 
오월처럼만
풋풋한 사랑으로 마주하며 살고 싶다.

이 시는 자연을 통해 ‘존재의 가치’를 강조합니다. 특히 사랑과 생명력을 동시에 표현한 점이 핵심입니다.

오순화 시인 프로필

  • 특징: 자연 중심 서정시
  • 주요 키워드: 생명, 사랑, 존재

이문희 - 5월의 시

유년의 기억과 자연을 연결한 작품입니다.

5월의 시 - 이문희

토끼풀 하얗게 핀
저수지 둑에 앉아

파아란 하늘을 올려다보면
나는 한 덩이 하얀 구름이 되고 싶다.

저수지 물 속에 들어가
빛바랜 유년의 기억을 닦고 싶다.
 
그리고 가끔
나는 바람이 되고 싶다.
 
저수지 물 위에 드리워진
아카시아 꽃 향기를 가져다가
 
닦아낸 유년의 기억에다
향기를 골고루 묻혀
손수건을 접듯 다시 내 품 안에 넣어두고 싶다.
 
5월의 나무들과
풀잎들과 물새들이 저수지 물 위로
깝족깝족 제 모습을 자랑할 때
 
나는 두 눈을 감고
유년의 기억을 한 면씩 펴면서
 
구름처럼 바람처럼 거닐고 싶다
하루종이 저수지 둑길을 맴돌고 싶다.

이 시는 회상과 치유라는 키워드가 중심입니다. 5월이라는 계절이 과거를 떠올리게 하는 매개체로 작용합니다.

이문희 시인 프로필

  • 특징: 회상적 서정성
  • 주제: 유년, 기억, 자연

윤보영 - 5월에는 사랑을

5월을 사랑의 계절로 정의한 작품입니다.

5월에는 사랑을 - 윤보영

5월, 너를 나는
사랑이라 말해야겠다.

내가 사랑에 미소 지을
그 미소와 함께 웃을 주인이 되게
5월을 사랑하며 보내야겠다.

막 돋아난 떡잎이 팔부터 벌리듯
멋진 우리 5월을 위해
힘차게 사랑을 펼치련다.

내 사랑이 나에게 돌아와
행복이 되도록
깊은 감동이 되도록..

5월에는
내가 생각해도 가슴 찡한
아름다운 사랑을 해보련다.

이 시는 직관적으로 ‘5월=사랑’이라는 등식을 제시합니다. 감정 전달이 명확하고 직설적인 것이 특징입니다.

윤보영 시인 프로필

  • 특징: 감성적이고 직설적인 표현
  • 주제: 사랑, 희망

김덕성 - 5월 예찬

자연의 풍요로움을 강조한 시입니다.

5월 예찬 - 김덕성

아카시아 향기 가득하고
붉은 장미빛
화려함을 자랑하며
마음껏 정열을 들어내는 5월

벌 나비도 한 몫
꽃들과 사랑을 나누는 계절

벌써 하나 둘
예쁜 꽃들 자취를 감추고
초록색의 대자연
한 폭의 수채화이리라

희망의 봄을
성숙시켜 놓은 오월
그대의 공은
내 가슴에 오래 남을
계절의 여왕 오월이어라

이 시는 색채와 향기를 중심으로 5월을 묘사합니다. 감각적인 요소가 강합니다.

김덕성 시인 프로필

  • 특징: 자연 묘사 중심
  • 키워드: 향기, 색채, 계절

오정방 - 5월의 신록

초록이라는 색 하나로 5월을 설명하는 작품입니다.

5월의 신록 - 오정방

오늘도 초여름의 햇살이
적당히 쏟아지는 뒷뜰에 나서면
온통 눈에 들어오는 것은
초록 일색이다
발아래 잔디밭과
담장 안팎의 각종 수목들이
5월의 신록을 맘껏 자랑하고 있다
눈을 들어도
눈을 돌려도
눈을 떨구어도
눈을 감아보아도
모두 초록으로 색칠되어 있다

이 시는 단일 색감으로 계절을 표현하는 점이 특징입니다.

오정방 시인 프로필

  • 특징: 색채 중심 서정
  • 주제: 자연, 시간

목필균 - 5월 어느날

그리움과 회상의 감정을 담은 시입니다.

5월 어느날 - 목필균

산다는 것이
어디 맘만 같으랴

바람에 흩어졌던 그리움
산딸나무 꽃처럼
하얗게 내려앉았는데

오월 익어가는 어디 쯤
너와 함께 했던 날들
책갈피에 접혀져 있겠지

만나도 할 말이야 없겠지만
바라만 보아도 좋을 것 같은
네 이름 석자

햇살처럼 눈부신 날이다

이 시는 담담한 어조로 깊은 감정을 전달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목필균 시인 프로필

  • 특징: 현실적 감성
  • 주제: 그리움, 인생

결론

5월의 시들은 공통적으로 ‘생명’, ‘사랑’, ‘회복’, ‘기억’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같은 계절을 다루고 있음에도 시인마다 전혀 다른 시각과 감정을 담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어떤 시는 기도의 형태로, 어떤 시는 사랑의 고백으로, 또 어떤 시는 과거를 되돌아보는 창으로 기능합니다.

이러한 다양성이 바로 5월이라는 계절이 가진 깊이이며, 시가 가진 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잠시 멈춰 이러한 시들을 읽어보는 것은 감정의 균형을 회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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